의료봉사 이야기

의료행위는 면허를 딴 의료인에게만 주어지는 권한입니다.
하지만 의료인이 아닌 경우에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몇가지의 경우가 있습니다.그 중 학생에 관련된 의료법을 보면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의학, 치의학, 한의학 또는 간호학을 전공하는 학교의 학생 – 실습,의료봉사활동, 국가 비상사태 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시 (지도교수 또는 의료인의 지도,감독 하)

지도교수나 의료인의 지도,감독 하에서는 학생들이 실습이나 의료봉사활동을 위해서는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고 의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세명대에서는 본과 4학년때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의료봉사가 공식적으로 존재합니다. 제천이 강원도와 가까운 곳이다보니 강원도 정선,영월,삼척,태백으로 의료봉사를 갑니다. 한 명의 학생 당 2번의 의료봉사에 참여하게 됩니다. 한 번의 의료봉사마다 1박 2일씩 가기 때문에, 총 4일간 진료를 봅니다.

그리고 제천에서 한방엑스포가 매년 열리는데 이 때 세명대 한방병원 부스에서 무료진료를 합니다. 지도교수님과 학교병원의 인턴/레지던트 선생님들,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진료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도 며칠간 진료를 하게되죠.

사실 본과 3학년에 임상과목을 다 배우고, 본과 4학년 때 병원 실습도 했지만 환자분들이 오시면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증상대로 오시지도 않고, 막상 환자분 앞에서는 교과서에서 배운 증상도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침을 놓는 것도 아직은 익숙한 일은 아니고요.

환자분들이 애써서 본인의 증상을 설명하시는데, 정말 도무지 어떻게 치료를 해야할지 모르겠는 상황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해집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다 거치고 온갖 환자들을 능수능란하게 치료하시는 한의사 선배님들이 새삼 더 대단해보입니다.

하루에 환자를 20명 넘게 봐야하는데, 이렇게 환자를 진료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듭니다. 특히 진료소의 환경이 열악해서 환자분들이 눕는 침대의 높이가 매우 낮습니다. 허리를 많이 숙여 침을 놔야하기 때문에 허리가 정말 아픕니다. 환자분들을 치료하다가 내 병이 먼저 생길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의사라는 직업이 쉬운 직업이 아니구나 라는걸 느끼게 됩니다. 침 놓기가 쉬워보였는데 생각보다 힘들고 피곤한 일이라는걸 깨닫습니다.

고된 의료봉사 속에서 환자분들이 해주시는 격려의 한 마디는 참 큰 힘이 됩니다.

“선생님은 인상이 참 좋아~ 의사는 인상이 좋아야 되는데 말이야”
“선생님 명함 좀 줘봐요. 선생님한테 또 치료받으려면 어디로 가면돼요?”

이런 식의 칭찬을 들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셔서 해주는 칭찬엔 더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선생 어딨어, 이선생?! 아이고 이선생~ 어제 침맞고 어깨에 통증이 싹 없어졌어~”
이런 식으로 저를 콕 찝어 찾아주시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ㅎㅎ

한의사가 되고 나서는 더 많은 진료 시간 속에서 힘들어하겠지만, 아마도 이런 뿌듯함으로 나날이 버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학생으로서 의료행위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의료봉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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