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에 대한 침 치료 논문 리뷰
자폐스펙트럼장애 소아에 대한 침 치료 논문 리뷰 / image : PEXELS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소아과 이지홍 교수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소아과 이지홍 교수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장애, 제한되고 반복적인 행동 및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 발달 장애이다. 인지, 언어, 행동, 사회성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발달 장애를 겪으므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크다. 일반적인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 목표는 행동 장애를 감소시키고,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개선시키거나, 자립 기술을 익히 는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침 치료가 대표적인 한방 비약물치료법

침 치료는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한의학 치료 방법 중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비약물치료법 이다. 문헌 고찰에 따르면, 자주 사용하는 경혈은 사신총(四神聰), 신정(神庭), 두유(頭維), 본신(本神), 풍지(風池), 아문(門), 자폐십정(自閉十頂), 염천(廉泉), 태충(太衝), 용천 (涌泉), 태계(太溪), 내관(內關), 합곡(合谷), 통리(通里) 등이 변증에 따라 사용되었으며, 필요 시 전침 요법도 시행되었다.

다만 전침의 경우, 한방소아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자폐스펙트럼장애 한의 치료 실태 조사에서 자폐 아이들에게 전침 치료를 하였을 때, 그 불편한 감각이나 통증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조사된 바 있었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극감이 덜한 호침 요법은 한방의료기관에서 수월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침 치료, 코크란(Cochrane) 리뷰

Cochrane Library에서 검색할 수 있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침 치료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2011년도에 출판되었다. 침 치료가 자폐의 주된 증상 및 의사소통, 인지, 전반적 기능과 삶의 질 개선에 효과가 있는지, 이상 반응 여부와 함께 조사되었다.

중국 문헌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 광범위한 검색을 시행하였고, 무작위 대조군 연구와 준 무작위 대조군 연구 (quasi-randomized controlled trial)가 포함되었으며, 침 군과 비교하여 치료하지 않거나, 플라시보, 혹은 거짓 침 치료를 시행한 문헌을 포함하였다. 여러 형태의 침을 비교하거나, 다른 치료와 침 치료를 비교하는 경우는 배제하였다. 그 결과, 10개 연구의 390명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아가 포함되었다. 나이는 3~18세였고, 치료 기간은 4주에서 9개월이었다. 연구는 홍콩, 중국, 이집트에서 수행되었다.

2개 연구에서 침 치료와 거짓(Sham) 침을 비교하였는데 일차 결과(Ritvo-Freeman Real Life Rating Scale)에서 차이가 없었고, 이차 결과인 의사소통과 언어 능력, 인지 기능에서 약간의 호전을 보였다. 6개 연구는 전통적인 치료 (conventional treatment)에 비해 침 치료와 전통적인 치료를 시행한 경우를 비교하였는데 이중 한 연구에서는 침 치료 군에서 자폐증 행동 체크리스트(Autism Behavior Checklist) 상 효과 추정치의 1.53배 개선이 보였고 (95% CI: 1.09, 2.16), 치료 후 총점을 5.53점 감소 (95% CI: -10.76, -0.31)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2개 연구에서는 경혈 지압과 전통적 치료를 함께 시행하였을 때, 전통적 치료에 비해 일차 결과인 자폐의 주 증상 에 대해서는 보고가 없었고, 이차 결과인 의사소통, 언어, 인지, 전반적 기능에서 개선을 보였다. 안전성과 관련하여, 4개 연구에서 약간의 이상 반응을 보고하였는데, 실험군과 대조군에서 둘 다 경험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출혈, 두려움이나 통증으로 울음, 과민함, 수면 장애, 증가된 과잉 행동 등이 보고되었다.

포함된 문헌의 질적인 면에서는 여러 문제가 있었다. 6개의 연구에서 높은 비뚤림 위험(Risk of Bias)이 있었고, 참여자나 중재에서 이질성이 높았으며, 짧은 연구 기간과 추적 기간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러므로 저자는 침 치료의 효과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하였고, 더 많은 표본 크기와 긴 추적 기간의 질 높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침 치료, 임상진료지침 제작 과정에서 재평가하다

본 개발위원회가 임상진료지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침 치료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문헌 검색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로 2018년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 논문이 출판되었다. 27개 무작위 대조군 연구의 1736명의 대상자가 포함되었다. 행동·교육치료에 보완하여 침 치료를 시행하였을 때, 아동기 자폐증 평가 척도(Childhood Autism Rating Scale, CARS) 점수의 효과 추정치 8.10점 감소(95% CI -12.80, -3.40)와 자폐증 행동 체크리스트의 8.92점 감소(95% CI -11.29, -6.54)로 의미 있는 개선 효과를 보였다. 단독 침 치료에서도 전반적인 CARS 점수를 감소시켰다.

306명을 대상으로 한 6개 연구에서 이상 반응에 대한 정보가 있었는데, 4개 연구에서는 이상 반응이 없었다고 하였고, 이상 반응을 보고한 연구의 경우 침 치료로 인한 경미한 피하 출혈, 울음, 과민함 등 경미한 수준이었다.

연구자들은 소아 자폐스펙트럼장애에 침 치료가 유효하고 안전할 수 있지만, 포함된 연구들의 이질성 때문에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자폐스펙트럼장애 ─ 침 치료, RCT 질적 개선 필요

앞서 살펴본 두 편의 논문의 결론에서 모두 방법론적 질이 높은 잘 설계된, 대규모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본 연구진에서는 한약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실험군과 대조군에서 동일하게 침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문헌 고찰을 통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경혈 중 백회, 사신총, 신정을 선혈(選穴)하였으며, 유침 시간은 30분으로, 주 2회 시행하고 있다.

임상연구를 기획할 때 연구원들의 가장 큰 걱정은 과연 아이들이 침 치료를, 특히 30분간의 유침 시간을 잘 견뎌줄 수 있을 것인지 하는 것이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 중에는 특히 감각이 민감한 특성이 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침 시술을 너무 두려워하면 어떻게 할지 우려가 컸다.

하지만 막상 임상연구를 진행해보니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침을 무서워하기는 하지만, 의외로 잘 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고 있다. 방문 횟수가 증가하면서 차츰 병원 이라는 공간이나 시술에 대해서 익숙해하는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보호자분들도 처음에는 아이들이 잘 해낼지 걱정하시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마음을 놓으시는 모습을 보며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간혹 보호자 분께서 임상 연구가 끝난 뒤에도 계속 한방의료기관에서 치료를 유지하고 싶다고 하시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셨다.

유의할 점은 침 치료 이전에 보호자들이나 아이들에게 상세히 치료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유침 중에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면서 침이 빠질 수 있으니 잘 관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임상연구가 전국의 여러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이 치료를 받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국가한의임상정보센터

턱관절 장애 CPG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는 국가한의임상정보센터에 기고된 칼럼입니다. 컨텐츠 제휴를 통해 톡톡하니에서 배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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