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학교 한방내과 이지영 교수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내과 이지영 교수

흔히 통합암학회(Society for Integrative Oncology, SIO)라고 하면 동아시아권의 대학이나 병원이 주축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통합암학회는 2003년에 미국에서 설립된 학회다.

암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 연장을 위하여 근거 중심으로 포괄적통합적 암 치료를 위해 미국 3대 암 센터인 MD Anderson Cancer Treatment & Cancer Research Hospital,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 Dana-Farber Cancer Institute 등이 주축이 되어 설립했다.

관련 링크 : 사단법인 대한통합암학회(KSIO)

통합암학회, 암 치료 가이드라인 제작 등 근거 창출에 힘써

이 학회에서는 일찍이 암 관련 통합의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든 선구적 역사가 있다. 천연물과 침 치료, 음악 치료 및 마사지 요법과 비타민 등의 활용에 대하여 2009년에 만든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 폐암 관련, 2014년 유방암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작하였으며 2017년에도 유방암 관련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통합암치료에 대한 연구를 내부적으로 공유할 뿐만 아니라 각종 저널에서 통합암학회가 제작한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문을 출판하고 2018 ASCO(편집자 주 :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등의 컨퍼런스에서도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등 미국 사회 내에서 근거 창출 및 학문적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IO(society of integrative oncology) 2018 conference
학회장 입구

2018년 통합암학회 국제 컨퍼런스는 15회째로, 이전까지 주로 열리던 보스턴이나 시카고와는 달리 애리조나 주의 스코츠데일에서 열렸다. 사막에 가까운 위치의 리조트로 10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초여름에 가까운 기후에 화창한 날씨가 돋보였으며 통합의학을 논하는 학회답게 아침부터 야외에서 요가와 기공 체조로 하루를 시작하고 식사도 흰 살 생선과 각종 채소, 과일이 풍부한 건강식을 위주로 제공되었다.

‘그들은 더이상 침(Acupuncture)을 신기해하지 않는다. 경혈(Acupoint)에 대해 무지하지도 않다.’

학회는 총 9개의 Plenary session, 4차례에 걸친 concurrent session, 그리고 포스터 발표와 세 개의 워크샵으로 구성되었다. 기조 연설부터 동충하초가 언급되는 등 신선한 충격의 연속이었다. 환자의 영양과 정서적 관리, 침과 한약, 식이와 미네랄 등 각종 영양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카테고리의 연구가 환자의 생존 연장부터 삶의 질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결과를 목표로 연구되었다.

그리고 각종 연구로 쌓은 근거를 어떻게 임상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적용 과학(implementation science)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실험을 기반으로 한 연구가 실제로 임상에서 환자에게 적용되기까지 통상 17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마저도 연구의 대부분이 사장(死藏)되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유지하며 효율적이고 적절한 시간 내에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지에 대한 연구는 현실적이면서도 꼭 필요한 과제였다.

SIO(society of integrative oncology) 2018 conference
컨퍼런스 구연 발표

침과 한약 등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와중에 혈자리의 효능에 대하여 능숙하게 설명하는 외국인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지금까지 스스로도 몰랐던 필자의 선입견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더이상 침을 신기해하지 않는다. 경혈 자리에 대해 무지하지도 않다.

필자도 구연 발표를 맡아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암 환자의 수면 불량을 개선하기 위하여 기존에 추천되고 있던 인지 행동 치료와 천왕보심단을 비교하여 비열등성 효과를 보였으며 안전성 또한 확보되었다는 내용의 연구였다. 다들 열의를 갖고 발표에 관심을 보였고, 질의응답 시간에도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각의 질문이 이어졌다. 복약순응도 면에서 천왕보심단의 맛과 용량이 어떤지를 묻기도 하고, 한 중국인 학자는 “천왕보심단은 중국의 약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라고 질문 했다.

한국의 한의학, 한의사 역시 통합의학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분명히 한국인은 본 통합암학회의 컨퍼런스에 꾸준히 기여도를 늘려나가고 있다. 한국의 한의학을 통합암학회에 소개하고 또 교류를 늘려나간 유화승 교수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SIO board member에 선정되었고, 대한통합암학회 최낙원 이사장의 좌장 활동을 비롯하여 1개의 구연 발표와 6개의 포스터 발표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더 폭넓은 교류가 필요 하다는 것을 절감했는데, 일례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침과 관련된 연구위원회가 설립되었음을 기념하는 발표가 있었는데 아직 한국인은 아무도 관여하고 있지 않았다. 야간에는 새벽까지 자유 토론이 이어졌다. 경희대학교와 대전대학교 교수 및 레지던트, 한·양방 복수 면허자, 의대 교수 출신의 의사, 미국에서 개원한 한의사 및 현재 인류학 전공을 하고 있는 한의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통합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속에서 한의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문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이 우리의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그들의 것을 전달받으며 순조롭게 교류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각자 쌓아왔던 연구의 질적 양적 수준이 충분히 높을 때 서로 교류하기에도 원활하고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통합암학회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미국 내에 한의학과 특히 표준임상진료지침에 대한 요구가 있고, 그를 위하여 연구를 해나갈 의지가 있으며, 지금까지 그를 위하여 어떤 연구를 해 오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적절한 번역과 토론을 통해 가이드라인에 세계화된 시각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미국 내에서도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실제 임상에서 적용되는 날을 바래본다.


국가한의임상정보센터

2018년 제 15회 통합암학회 국제 컨퍼런스 참관기’는 국가한의임상정보센터에 기고된 칼럼입니다. 컨텐츠 제휴를 통해 톡톡하니에서 배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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