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단적 자연주의’ 를 필두로 의학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전의 의학이 ‘질병’에 초점을 맞춰 환자를 치료했다면, 이제는 궁극적으로 ‘환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의료가 대세인 시대입니다. 임상 증상이 경미한 디스크는 더 이상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아니고, 감기로 내원한 환자에게 일단 항생제부터 처방하는 의사는 이미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 ‘낡은’ 의사로 취급되는 시대지요. 최소-침습적인 시술과 오남용을 최소화한 약물 처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선진 의료’란?

결국 선진 의료는 인위적인 처치를 점차 없애고, 인간의 자연 회복 능력을 극대화하여 최종적으로 전혀 의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 스스로 건강하게 살아나가는 시대 즉, ‘극단적 자연주의’ 자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집에서 키우는 우리 아이가 아프다고 해서 보호자는 전문 지식을 가진 의료인을 찾아갈 것이 아니고, 그저 아이에게 관장을 해주거나 미온수 마사지를 해주는 것만으로 처치는 충분합니다. 엥?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이건, 헛소리입니다.

‘약’ 대신 ‘고소미’? – 극단적 자연주의 –

의료법 27조에서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자는 형사처벌(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의료법 제87조 제1항)

그리고 법원은 위의 ‘의료행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의학적 전문 지식을 기초로 …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 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 해석하고 있으며(대법원 1997. 5. 23. 선고 97도354 판결 등),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란,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없다고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6도6870 판결)

‘의료행위’, 그리고 ‘무면허 의료행위’

반면 법원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하여서도 판시한 바 있는데, 그 시술행위의 위험성의 정도, 일반인들의 시각, 시술자의 시술의 동기, 목적, 방법, 횟수, 시술에 대한 지식수준, 시술경력, 피시술자의 나이, 체질, 건강상태, 시술행위로 인한 부작용 내지 위험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등)

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붙이고 싶은 글이 길어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한 커뮤니티에서 캡쳐되어 꽤 유명해진 글이라서 검색을 통해 쉽게 전문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약을 쓰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아동 학대’ 가능성까지

아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헛소리(譫語)를 반복하다가 일시적으로 회복되었다가 다시금 정신을 잃고 헛소리를 반복합니다. 아주 위급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보호자는 별다른 처치 없이 헛소리를 받아주거나, 발열이 있는 경우 사혈(瀉血)을 시행할 뿐입니다. 환아의 발열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스스로의 면역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열을 만들었’다며 그 ‘불을 꺼버리’지 않기 위해 별다른 처치 없이 환아를 방치합니다. 이러한 행위의 문제점은 단순히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점에 그치지 않습니다.

아동복지법 3조 7호에 따르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이는 위의 ‘보건위생상의 위해’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아동에 대한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는 점을 법원에서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사실 위에서 짚은 문제는 이 사건의 표면에 드러나 있는 문제들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보건복지부는 환자 유인‧알선, 의료기관 외 의료행위, 의료인의 품위 손상 등을 들어 보다 자세히 이 사건 혐의를 수사해줄 것을 검·경찰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비록 최근 대두되고 있는 문제와 같이 일부 의료인이 극단적 자연주의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되어 있는 사례가 재판으로까지 이어진 경우는 없어 위와 같은 판례가 이번 사건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겠으나, 의료인이 관계되어있다 하더라도 무혐의 또는 무죄 판결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극단적 자연주의 관련 전문 의료인의 입장

또, 이 사건에 대해 의료인을 대표하는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 양 측에서 ‘(극단적 자연주의) 의학적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은 비상식적인 방법’, ‘한의학적 상식과 치료법과는 어긋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도자료를 통해 내놓았고, 특히 대한한의학회, 대한한방소아과학회에서는 해당 카페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현대 한의학적 근거 및 상식과 맞지 않다는 것을 지금까지 배포한 보도자료 등을 통하여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고 강조하는 상황이므로 아이를 키우는 모든 보호자 분들께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톡톡하니는 보다 안전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의료를 위해, 한의학과 예방접종에 대해 짤막한 카드를 만들어 배포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글과 함께 보시면 좋은 톡톡하니의 카드 뉴스를 소개해드리며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 판례로 살펴보는 한의학, LAW-HANI >
위 글은 법학 전공자가 제공하는 전문 지식이 아닙니다.
전문적인 법률 지식은 변호사에게 의뢰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남기기 (일부 댓글은 승인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